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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찾은 ‘숨’을 한지에 불어넣었다. 하얀 한지 위 거칠게 그은 먹 위로 여행에서 만난 도시의 풍경이 피어났다. 먹은 화면을 파괴하면서도 적절한 여백과 균형을 찾아가고, 역동적인 먹 위에 다시 세밀하게 그려진 도시의 모습은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킨다.
박지은 작가 ‘A little talk-Shanghai’.
먹과 도시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 박지은의 개인전 ‘숨’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열린다. 먹과 도시를 소재로 대조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작가의 ‘A little talk’ 신작 47점을 선보인다.
여행에서 만난 낯선 도시의 풍경은 우리에게 묘한 평온함을 준다. 작가는 “혼란스러웠던 젊은 날 혼자 간 여행에서 쓸쓸함과 황홀함이라는 대조되는 감정이 어느 순간 균형을 잡고 위안이 되는 경험을 했다. 특히 높은 곳에서 바라본,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의 풍경에선 평온함과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 감정에 계속 머물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빛을 내는 부산의 야경도 담겼다.
“작업할 때 특별한 규칙은 없다”는 작가는 여행지에서 마주한 순간적 감정이나 오랜 잔상을 큰 붓으로 즉흥적으로 그려내거나, 먹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트려 터져나가는 듯 표현한다. 한지 위에 먹과 아크릴, 금박 등 동서양의 재료를 구분없이 사용하는데, 먹으로 그려진 밤의 풍경 속에는 질서와 무질서, 균형과 불균형,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이 담겨있다.
전시는 다음 달 16일까지 열리며 매주 일·월요일 휴무.
최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