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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9

[기자 픽] 전시 - 정득용 개인전 ‘너의 접시, 나의 물병’



정득용 개인전 설치 전경. 사진 속 작품은 'Trace' 연작 중에서. 김은영 기자 key66@



20여 년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며 활동해 온 정득용 작가의 첫 부산 개인전 ‘너의 접시, 나의 물병’이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와 아트페어 참여 등으로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작가는 두 나라를 오가며 작업 중이다.



정득용, 기둥 주변의 누군가, 2019. 아트소향 제공


이번 부산 전시에선 설치 작품을 비롯해 평면 작업, 인체 브론즈 조각 등 약 30점을 선보인다. 그는 전통적인 조각 기법으로 석고 두상을 직접 제작하거나, 유럽의 이름 모를 장인이 제작한 빈티지 브론즈상을 산 뒤 샌딩 머신으로 일부를 지우면서 나오는 그 안의 숨겨진 공간을 찾아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조각은 덧붙이는 것이지만, 이것은 기존 이미지를 지움으로써 원래 있던 것과 지워진 것과 조합을 시킨 것”이라면서 “보이는 이미지와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중첩해 조화를 이루는 작업이 참으로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정득용 개인전 설치 전경. 사진 속 작품은 '만남'(Contatto) 시리즈 중에서. 아트소향 제공



평면 작업은 빈 그릇과 컵 같은 빈 용기를 이차원적으로 만들어서 투명한 천에 프레스 판화 기법으로 찍어서, 이것을 두 겹 혹은 세 겹 겹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새로운 공간의 실루엣이 묘한 시각적 울림을 전해준다.

특히 중첩된 이미지 사이에 생긴 공간이 마치 홀로그램 같은 느낌도 드는데, 이는 정득용만이 표현할 수 있는 깊이라고 한다. 작가는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와 밀라노 브레라 아카데미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일·월요일 휴무)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