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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부산 아트소향서 7m 크기 ‘기와 설치 작업 작품' 선보여
부산의 새로운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인 해운대 센텀지구에서 개관 이후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장르와 형식의 구분 없는 동서양의 미술을 소개 중인 아트소향에서 11월 2일부터 30일까지 권순익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10주년 기념전으로, 개관전을 권순익 작가로 시작했던 의미와 연결되어 ‘Here’라는 주제 아래 권순익 작가가 천착 중인 ‘선‧틈 시리즈’는 물론 무려 322장의 기와로 완성된 7m 크기의 ‘기와 설치 작업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현재에 충실한 삶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큰 위로와 위안을 전하며 세계적인 예술가 반열에 오른 권순익 작가를 인터뷰했다.
<권순익 작가>
권순익 작가는 초기 전통 문양과 한국적인 정서의 일상 소재를 담아낸 작품에서부터 그 후 구상적인 표현이 사라지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무아(無我) 연작, 현재의 積‧硏(적‧연)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 속 중심엔 늘 흑연이 존재한다. 작가의 어린 시절, 문경 탄광촌에서 우연히 만난 빛을 지닌 어둠인 흑연은 권 작가의 정체성이 되었으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비벼 나가는 행위 그 자체가 ‘지금’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흑연 작업은 그만의 독창성을 만들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 선‧틈 시리즈 2024 >
이처럼 ‘여기, 지금’에서 여전히 노동과 명상 그리고 행복이 오가는 몰입을 통한 창작을 거듭 중인 권순익 작가는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우리나라는 물론 북미, 유럽 등 세계 각지의 전시를 통해 혼합 매체 회화와 설치작품 등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여 회의 개인전과 80회 이상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국립외교원,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 태평양건설, 성남아트센터, 해태제과, LG화학 등에 작품이 소장돼있다.
< 틈 - 積·硏(적·연) (6-11)_72.7x53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
“‘틈’이란 과거와 미래 사이의 영원으로 통하는 틈, 즉 현재를 나타내는 것으로 과거의 지나간 삶에 관한 집착이나 미련,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중요한 게 아닌 현재 삶의 중요성을 담은 작품입니다. 저는 현재에 충실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좌)느낌 - 선 (9-03)_40.9x31.8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우) 느낌 - 선 (9-05)_40.9x31.8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
권 작가는 대개 빈 캔버스 위에 고운 모래를 섞은 물감을 바른 뒤 그 위에 짧은 선을 반복적으로 집적하여 긋듯이 물감을 올리거나 물감의 색층을 가르는 사이 공간을 만들어 그 위에 흑연을 문질러 올리는 식으로 창작 조형 언어를 실험하고 있다. 그는 점과 색면, 색면과 색면, 과거와 현재, 풍경과 추상, 조형과 심리 사이에서 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틈에서 잠재태로 존재하는 선을 소환하여 시각화한다. 이처럼 그의 최근작은 선의 세계를 구축하는 경향이 강한 것을 넘어 기왓장 설치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 322장의 기와로 완성된 7m 크기의 ‘기와 설치 작업 작품' >
아트소향에서 개최되는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는 전시장 초입 공간에 바닥에서부터 높은 천장에 이르기까지 직접 만든 기왓장을 종 방향의 선 형상으로 집적하여 빛나는 검정의 세계를 펼친다. 기왓장을 나무 뼈대 위에 연속으로 집적하여 만든 ‘입체의 세로선’은 삼중 레이어를 겹쳐 설치한 까닭에 앞과 뒤를 연결하는 공간의 깊이감을 더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검거나 흰 무엇으로 다양하게 ‘빛을 발하는 선’의 형상은 보기에 따라 전시를 알리는 신성한 제단처럼 보이기도, 검은 비가 내리는 풍경 또는 바람에 일렁이는 들판의 빛나는 밤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라고 호평했다.
< 좌) 신기루 - 無我(무아) (2-01)_162x130.3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우)신기루 (3-01)_162.1x130.3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
◆ 홍콩, 스페인 등 해외 전시 예정
김남수 기자